잡동사니

미유코의 첫번째 필리핀 방문이 실패한 이유

영칠이 2013. 4. 16. 13:37

1. 이벤트의 대한 소개


 필리핀에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코믹월드와 같은 오타쿠를 위한 동인+코스프레 행사가 여러개 있습니다. 그 중엔 2008년에 처음 생기고 1년에 1회씩 계속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Ozine Fest 가 있습니다. Ozine Fest 는 필리핀의 유명한 오타쿠 관련 잡지회사인 Ozine 이 자체적으로 차린 코스프레 중심의 이벤트로, 행사장은 코스어를 위한 공간과 동인작가들을 위한 공간, 그리고 상업지와 피규어 관련된 부스들이 들어갑니다. 코믹마켓과는 다르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자신들의 홍보를 위해 주최하는 이벤트죠. 입장료는 개인당 약 4000원입니다.


 2013년 1월 즈음 Ozine Fest 는 2013년에 Ozine Fest 2013 을 2013년 4월 12, 13, 14일의 3일간  SM Megatrade Hall 에서 개최한다고 페이스북과 잡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매년 이어지고 있는 행사에 질도 나쁘지 않았으니 필리핀의 코스계는 관심을 보입니다. 


 2013년 3월 13일, Ozine Fest 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유명 코스어인 미유코를 초청해 온다는 광고를 미유코의 코스프레 사진과 직접 촬영한 유튜브 비디오 함께 게시하게 됩니다. 이는 곧바로 필리핀의 코스계와 사진사들, 그리고 이미 많이 있던 미유코의 광팬들을 미쳐 날뛰게 합니다.



광고에 사용된 배너. 유튜브 영상은 여기.



 이 때부터 혼란은 시작됩니다. 사실 한국사람 기준으로 봐선 노메이크업인 상태의 미유코는 그냥 그런저런 수준인 사람이지만 필리핀 코스계에서 볼 때는 화장을 하던 안하던 이미 여신 취급이였습니다. 특히 필리핀 전국을 코스프레로 휘어잡고 있던 코스어 알로디아 고시엔피아오가 2012년 말 일본 데뷔를 위해 자리를 비운 여파로, 무언가 '핥아질' 코스프레 아이돌이 필요했던 코스계에게 Ozine 은 알로디아 따위보다 더 예쁘고 청순가련하게 생긴, 그리고 요새 뜨는 한류열파에 동승해서 한국인 코스어 미유코라는 신선한 떡밥을 투척한게 되어 버렸습니다.


 Ozine Fest 는 처음엔 미유코가 초청되어 온다면 '악수회' 형식의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였으나,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린다는것과 미유코가 몇천명의 손바닥을 잡고 다닐 수 있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없었던 Ozine Fest의 운영진은 Ozine Fest 가 열리기 2주전 열린 TAGCOM 이란 또 다른 코스프레 행사에 부스를 차리고 미유코와 만나서 손잡고 사진찍고 놀 수 있는 VIP 티켓을 350페소 한화 약 1만원에 판매했습니다. 이 VIP 티켓은 성공적으로 너무 많이 팔리고, 미유코의 초청은 순조롭게 이어지게 됩니다. 참고로 이 수익은 초청한 회사와 주최측 회사가 서로 계약한 비율대로 나누어 가지게 되어 있습니다.




2013년 4월 11일 오전 7시 30분에 아침 비행기를 타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인증샷을 찍은 미유코(좌)



 미유코를 초청하기 위해 Ozine Fest 의 운영진은 Dennis Morales 라는 스파이럴 캣츠 시절때부터 개인 홈페이지에 미유코와 관련 포스팅과 사진을 정리해 올리며 전세계에서 호평을 받던 미유코의 광팬을 미유코의 초청과 현지 관리 임무에 하청형식으로 투입합니다.

 


2. Dennis 와 주최자의 삽질과 갈등


 데니스 모랄레즈는 스파이럴 캣츠 시절때부터 미유코의 광팬인 사람입니다. 2013년 기준 20대 후반의 남성으로, 미유코의 팬질을 하면서 알게된 한국의 대한 지식으로 먹고사는 그런 평범한 사람입니다. 2012년에 이 사람이 만든 미유코의 팬사이트가 한국 코스프레계와 사진사계에서 "외국에도 인기있는 미유코라니" 하며 충격을 안겨다 준 일이 있었죠.


 아무튼 이러한 광팬이 마음에 든 Ozine Fest 의 운영진(이하 '주최자')은 초청자가 이미 몸담고 있는 초청 관련 일을 하기 시작한 조그만 신생 회사에 하청 형식으로 미유코의 초청을 맡기게 됩니다. 회사 초창기에 거의 처음으로 맡게 된 일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권위있는 미유코의 초청이 된겁니다.


 필리핀의 신생회사는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집니다. 바로 '자본' 이 없다는건데요, 이는 필리핀 상업문화의 특성에 기인합니다. 이 문화는 이 바닥에서 명언으로 취급되는 이 한마디에 정리됩니다. 


"Good businessman does not spend his own money. (좋은 사업가는 자신의 돈을 쓰지 않는다.)"


 뭐 물론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건 기본적인 덕목입니다. 그걸 대놓고 정면으로 반대를 외치는 문화네요.


 데니스의 회사도 같은 위기(?) 에 처합니다. 비행기표는 위의 출발 인증이 7시 30분이고, 배경이 통관은 전부 다 하고 나서 비행기 기다리는곳인걸 보니 오전 7시 55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이거나 8시 30분에 출발하는 필리핀 내지는 8시 15분에 뜨는 아시아나항공입니다. 세 항공사들 다 인천-마닐라 왕복은 기본 일인당 6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 비행사들이지요. (물론 8시 40분에 뜨는 초저가항공 제스트 항공도 있습니다만 불쌍하니까 비싼 비행기표 샀다고 쳐 줍시다) 이렇게 해서 이미 남의 돈(사업 해보신 분들은 남의 돈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실겁니다.)을 비싼 비행기표와 호텔 그리고 거기에 포함된 세금에 거의 다 날린 회사는 이제 정작 외국의 유명인사가 왔을 때 가장 중요한 동시통역가의 존재와 가치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동시통역만 주로 맡는 회사들은 해외 유명인사의 통역을 맡는다면 그걸 그대로 자기 회사 홍보로 써버릴 정도입니다. 일본의 성우를 한국에 초청해오는 제이드 보이스 주최의 제이드 이벤트에서 1회에서 통역의 삽질로 욕을 엄청 먹고, 2회차부터는 차라리 통역 없에라 소리까지 나올 정도지요. 이만큼 통역가는 이벤트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자리가 됩니다.즉, 유명인사의 방문에서 유명인 본인에게도, 또 비싼 돈을 주고 보러 온 관객과 팬들에게도 동시통역가는 매우 중요한 위치입니다. 사람이 왔는데 사람끼리 대화가 되어야 유명인사도 유명인사지요.


 미유코가 영어를 전혀 못하는걸 이제야 알아버린 데니스네 회사는 겁을 집어먹게되고 동시통역사를 수소문하게 됩니다. 다만 자기가 알고 있던 두명의 동시통역사에게 너무 의존한 나머지 두명 다 한국으로 가버려 버리니 어디선가 다른 통역사를 구할 방법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여러가지 이유로 돈이 없어진 데니스의 회사는 결국 주최측에 SOS를 요청합니다. 우리가 돈이 없어 좋은 동시통역을 구할 수가 없는데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동시통역 두명은 한국에 가있는 고로 사람이 없다구요. 주최측은 우리가 해줄게 하고 왠일로 하청업체의 징징을 흔쾌히 승낙합니다.



작년의 신도건설 이야기. Ozine 은 통역하라고 쓴 돈 갈취해서 잘먹고 잘사나요?



 하지만 문제는 주최자인 Ozine 도 돈이 없다는겁니다. 스폰서에 마쯔다까지 넣을 정도로 유명한 행사지만 정작 자기들의 돈은 쓰려하지 않습니다. 장소 선정과 각종 뇌물수수에 돈을 다 써버린 Ozine 은 어디선가 구해온 한국어를 조금 한다고 하는 K-POP 팬을 구해와서 이미 통역가 구하라고 준 돈보타 낮은 싼 값에 통역을 시키게 됩니다. 이를 알게된 데니스측 회사는 주최측에 알려 그래도 유명인사인데 좋은 사람 써야하지 않냐고 알립니다. 하지만 갑이신 주최자께서는 잘 먹고 잘살거라 그런지 깡그리 무시해버립니다.



3. 드러나는 문제점


 필리핀에서 주최되는 코스플레이 행사에 참석하는 한국사람이라곤 자랑스런(?) 필리핀 한인 코스플레이어 협회의 수장인 필자와 일단 한국인인지도 의심스럽지만 그 외 약 2명 정도로 정말 없습니다.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문제점을 안타깝게도 해당 행사에 한국인 3명이 간고로 ... 


한국어를 못하는 통시통역사


 말로 설명해봐야 글만 길어지고 읽기 힘들어질 뿐. 백문이 불어일견이라고 하니 일단 훈련이 안된 저렴한 통역의 삽질을 먼저 동영상으로 감상해 주시겠습니다. 




 이벤트 2일차의 공개 질문답변 시간중 6번째 질문이였습니다. 추가 설명을 해 드리자면, 무대 위에서 코스프레중인 세명 중 가운데가 미유코, 그리고 맨 오른쪽에 사복 입고있는 여자분이 통역사입니다. 저기서 질문자는 "What is your passion to become a best cosplayer? (최고의 코스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그 열정과 모티브는 무엇인가요?)" 라고 질문했으나 통역은 그걸 제대로 한국어로 번역하지 못하고 다음과 같이 번역합니다: "코스플레이에서 그 열정을 ... (끝맺음)". 그것도 '동시' 가 아니라 몇분동안 헤매다가요. 뭐 대충 눈치로 알아들은 미유코인거 같았습니다만은 질문에 정확히 대답하지는 못합니다.


너무 많이 팔린 입장권


 금,토,일 3일 행사를 하고 지금 필리핀은 여름방학 기간이라 학교를 안가다보니 사람이 몰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나 주최측은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첫째날인 금요일, 줄에서 25번째로 선 사람이 한시간이 지나야 겨우 미유코님의 존안을 뵐 수 있었다는걸 보면 주최측에서 사람 몰리는 것의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건 확실시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러 왔는지 궁금하다면 3일차에서 러브라이브의 STAR:DASH 를 추는 영상을 감상해 보시죠. 떼창이 따로 없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날이였습니다. 아무래도 방학이다보니 일요일날 사람이 몰렸고, 이는 오후 2시에 줄에선 사람이 오후 6시에도 입장을 못하고 있는 코미케에서도 벌어지지 않는, 로다쥬 사인회에서나 있을만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겁니다. 이미 막장성은 입증이 되었죠. 


VIP의 과잉보호


 미유코는 필리핀의 팬들 때문에 온거라는 표면상의 설정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유코 본인도 필리핀 코스어와 사진사들과 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는 미유코님의 존안을 뵌 사람의 페이스북 증언이 몇개 있기도 합니다. 문제는 주최측. 미유코에게 실내에서 자동권총으로 무장한 경비원만 3명을 투입해 VIP티켓을 구입한 사람의 몸뚱이 외의 모든걸 봉인합니다. VIP티켓을 사서 미유코를 볼 수 있는 사람이라도 잡담(인사 포함) 은 금지되었고, 팬들이 들고온 선물이라던가 편지라던가 등은 들고왔어도 그 물품이 무엇이던지 상관없이 경비원들의 의해 전부 다 압수당했으며, 운이 좋게도 들고온 선물이 경비의 눈에 띄이지 않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던 사람 몇명만 선물을 전달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말로는 경비들에게 압수당한 선물은 미유코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벤트 마지막날에 필자는 미유코와 일행에게서 단 1m 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있었습니다. 권총으로 무장한 경비원 3명이 우주방어를 하고 있고, 옆에는 데니스와 그 옆에는 한국어 못하는 통역이 있었습니다. 경비원들은 정말 아무도 미유코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철벽방어를 하고 있었으며, 이동시에는 경비원 2명이 더 달라붙어서 이동했습니다. 뭔가요 이건.


 참고로 이번 Ozine 행사는 자체적인 경비시스템이 있는 백화점 안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미 권총과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밖에서 경비를 서는 백화점 안에서 또 저렇게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면서까지 봉쇄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4. 불평과 불만, 그리고 팬들의 반응


 이벤트 후,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필리핀 팬들의 반응을 정리해서 올린 어떤 미국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생일날 끌려온 미유코가 영어를 할 줄 알았다면 욕밖에 안했을거다" 맞는 말입니다. 2시에 줄을 선 사람이 6시까지 입장 못할정도의 막장 운영과 또 이미 VIP권을 산 사람들과 말을 못알아듣는 통역을 통해 대면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일 리 않을 수 없죠.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은 운영측의 삽질을, 한국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따위 통역을 고용한 역시 운영측을 쿨타임 끝나서 페이스북에선 마구 까대고 있습니다. 특히 그 엄청난 줄에 350페소 더하기 입장료 100페소라는 거금을 내고도 존안 한번 뵈지 못한 사람들의 원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필리핀에서 450페소면 이틀동안 세 끼를 먹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금액이니까요.


 하지만 아무도 정면으로 대결하려 하지 않아 필자는 해당 이벤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올립니다. 



5. 데니스의 정신승리 그리고 주최자의 반응


 횡설수설할일 없이 그냥 바로 필자가 올린 글과 관리자 데니스의 반응을 캡쳐한 것이 여기에 있습니다.





 필자가 길게 올린 페이스북 포스트는 해석하고 요약하자면 "동시통역사가 통역도 못하고 말도 못해서 답답하니 차라리 나를 고용하라" 라는 글입니다. 2일차때 까지 통역과 관리의 대해 불평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믿고 있던 데니스는 쇼크에 빠지... 진 않고 나름대로 잘 대처합니다. 댓글을 해석해 드리자면



Miyuko Cosplayer: 저도 알고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꼭 좋은 사람을 데려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Mizuhara Nayoko: 다음번에 데려올 동시통역사는 꼭 훈련된 사람을 제대로 돈을 주고 고용해 주세요. 말이 안통한다는건 돈을 주고 보로 온 손님에게도, 초청되어 온 손님들에게도 무례랍니다.

Miyuko Cosplayer: 통역을 데려온 Ozine Fest 주최측에게도 불평해 주세요

Mizuhara Nayoko: 그럴겁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어떤게 문제인지 어떻게 고칠지도 알고 계시니까요.



 해당 포스트는 몇개의 댓글이 더 달리고 삭제되어 지금은 보실 수 없습니다. 저렇게 끝났으면 데니스도 뭐 저런 깐깐한 년놈이 다있나 하고 끝나고, 필자도 뭐 하청이니까 불쌍하네 하고 끝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저기서 끝냈다면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고 저 먼 옛날에서부터 다듬어온 스파이와 뒷정보 캐는 스킬을 전부 다 동원해서 이 포스팅을 쓸 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그 뒤에 달린 댓글이 가관입니다. 이건 안타깝게도 스크린샷을 찍어 놓지 못했네요. 



Miyuko Cosplayer: 돈이 없어서 그런겁니다. 제가 알고 있던 두명의 동시통역도 다 한국가서 이번엔 운이 없었네요. 어쩔 수 없던 일이였습니다. 다 주최측 탓입니다.

Mizuhara Nayoko: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찾을 노력도 안해보신건가요?

(포스트 삭제)



 일단 해당 페이지는 전세계에 공개되어있는 상태이고 저런 포스트가 올라온게 자기 이미지에도 좋지 않으니 삭제한것은 충분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불평불만은 삭제하고 자기 보기 좋은것만 남기겠다는 뭐 그런 심보겠죠? 그리고 이어져 날라온 개인 채팅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단은 형식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데니스는 자기에겐 주최측에 대들만한 권력이 없으니 우리 둘 다 여기서 이래봤자 별 일 없어 삭제할테니 양해 부탁한다는 말에 저는 다음부터는 고작 돈좀 아끼려고 이상한놈 데려다 쓰지 말고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라, 다음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쓰고 억지로 훈훈하게 접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신승리를 시전하네요.





데니스 모랄레스: 지금 너는 이상한곳에 짖고 있는거다. 우리랑 Ozine 추최측의 거래가 먼저 있었다만 우리측은 통역 좋은걸 쓰려고 했으나 거긴 아니라 했다. 드러나지 않은 일도 많이 있으니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 이제 답장 안하겠다.


 내 탓 아니고 뭐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 라는 매우 보편적인 방법의 정신승리입니다. 아무리 하청이라도 게스트 초청이라는 자기가 맡은 일의 대한 책임이 있을텐데 그걸 무시하고 저러니 너무하네요.


 그러는 Ozine 의 주최측의 반응은 어떻냐구요? 없습니다. 항의 메일을 보냈습니다만 이게 포스팅 되는 시점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네요. 그냥 느린건지 아니면 작정하고 무시당한거지 알 길도 없습니다.



6. 제시한 해결책 그리고 결말과 결론


제대로된 통역사 고용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실제로 데니스 회사측이 조금이라도 더 노력했으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사람은 많고, 그 중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해서 번역이나 통역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대학생부터 어디 통역협회같은곳에서 인증까지 받은 분들까지 매우 넓게 포진해 있는데, 그걸 단순히 '내가 알고 있는 두명이 없으니까 다 없는거임' 하고 무시해 버렸다는건 애초부터 초청같은 일을 할 기량이 없었다는 정도를 인증해주는 것 밖에는 안될겁니다.


 위에서도 몇번 강조했지만 좋은 모델에게는 좋은 사진사가 필요하듯이, 좋은 아이돌에게는 좋은 통역사가 필요한 법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나중에 외국에서 교수나 아이돌 등을 모셔올 일을 할 사람이 있다면 지금부터 뼈에 새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군중 제어 계획


 Crowd Control 입니다. 큰 이벤트를 할 때에는 매우 중요하죠. 이건 도시계획할때 도로를 정리하는것과 같이 하면 됩니다. 즉, 사람이 몰린다고 일방통행이랑 긴 줄만 만들지 말고, 어떤 길로 빠져도 전부 다 이어지게 만들면 정체는 자연스레 없어지게 됩니다. 


 특히 긴 줄이 형성될 거 같다면, 번호표 같은걸 주어 어디선가 놀다오게 하는것도 도움이 될겁니다. 그리고 이건 이미 오락실 리듬게임에서부터 은행까지 잘 써먹고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번호가 다가왔는데 어떻게 부르냐구요? 저런 행사장에는 장내 방송 시스템 같은거 다 있답니다. 내지는 마트 푸드코트마냥 큰 모니터에 번호 표시하게 해도 되구요.


프로정신과 책임감


 돈을 받았으면 돈을 준 사람이 갑입니다. 민법에도 규정되어 있듯이 돈을 받았는데도 일 제대로 못하면 채무 이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당신이 책임지고 일하겠으니 돈을 주세요라고 해서 돈을 받았으면 끝까지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청이라 그래요 돈이 없어요 징징 이건 너님들 탓이고, 돈을 지불한 소비자들은 누가 방화해서 돈이 다 타버렸어요 내지는 지름신이 강림해서 그 돈으로 다 질렀어요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안이 아닌 이상 당신의 책임이 전가되진 않습니다.



2014년에 있을 같은 행사 예고



 그리고 Ozine Fest 의 마지막날, 미유코는 2014년에도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한국으로 귀국합니다. 그게 형식적인 약속인지 아니면 정말 약속인지 며느리도 모릅니다. 데니스와의 싸움은? 필자가 불평을 늘어놓은 이후로 다른 사람들도 통역이 어쨋다니 하는 불평이 늘어나자 머리를 내리고 다음부터는 필자에게 통역을 의뢰하겠다고 전화번호를 가져갔습니다. 이 난리통에 의외로 훈훈한 전개네요.


 몇번을 강조해도 질리지 않습니다만 통역은 정말로 이벤트 그 자체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집니다. 제대로 훈련된 사람을 제대로 된 값을 주고 고용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그리고 어떤 이벤트도 군중의 효율적인 제어는 필수입니다. 차가 막히지 않게 길을 내듯이, 사람도 막히지 않아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걸 지키지 않으면 세이유 이벤트의 전례가 있듯 이렇게 난장판이 되어 버립니다.


 참고로 저는 미유코의 팬이 아닙니다. 그 몇명의 삽질 때문에 다른 여려명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것이 보기 싫어서 이렇게 폭발하고 있습니다. 생일날을 가까이해서 온 미유코에게도 (주최측은 이것도 엄청 홍보했고 실제로 이벤트 3일차에 깜짝 생일캐익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걸 보겠다고 만원정도의 금액을 내고 온 사람들에게도 그렇고 이 글을 쓰는 필자가 미안해질 정도로 이번 행사는 이 포스팅에 적힌 것 이외에도 안타까운점이 많이 있습니다. 미유코가 2014년에 다시 오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카더라가 있습니다만 진실은 저 너머에. 이런 경험을 하고 다시 올까요?

 


7. 정보 출처, 저작권과 자아비판


 거의 모든 정보는 Ozine Fest 의 계획 담당자와 현장 관리자중 필자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의 증언이나 믿을만한 정보통의 의한 소식 내지는 필자가 직접 데니스 모랄레즈와 채팅으로 주고받은 내용에서 발췌했으며, 그 외 증거물은 링크로 관련 기사 혹은 블로그 포스팅 내지는 트윗을 링크해 놓았습니다. 사진 및 배너의 저작권은 데니스 모랄레스의 소유입니다.


 데니스 모랄레스와 Ozine Fest 의 운영진은 필자가 알 수 없는 부분도 있으니 뭘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는, 그러니까 모르면 닥쳐를 시전했습니다. 보통 이건 돈을 벌어먹고 있는 회사에서 불평이 있는 고객을 상대로 사용하기엔 논리적으로 말이 될 수 없는 처사이나 기본적으로 필자가 긁어모은 정보는 질은 정확하나 양은 떨어지는것이 사실입니다. 이 포스팅에 적혀있지 않은 그 외의 일은 그게 이 포스팅에 악영향을 끼치던 아니던간에 저도 모릅니다. 또한 이 포스팅은 한쪽으로 치우처져 있다고 하면 아니라고는 답할 수 없습니다. 즉 데니스나 Ozine Fest, 내지는 미유코 코스어가 이 포스팅을 완벽히 파서 엎어내야 할 정도의 증거물을 들고 오면 별 수가 없게 된다는거 숙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모를 주최측의 명예훼손이라던가 영업방해라던가 하는 법정싸움에 대비해 저는 이미 비싼 변호사 나 내년까지 치킨 못먹을거 같아 를 선임해둔 상태이고, 저는 좀 억지지만 일단 제가 낸 돈에 미유코의 통역 서비스까지 포함이니 채무의 대한 불이행과 그 외 꼬투리 잡을건 다 찾아서 역공을 할 계획입니다.



추가1: 미유코의 닉을 아자로 바꾼건 이미 압니다만, Ozine 주최측에선 미유코로 불렀으니 그대로 사용합니다.